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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친구들 이야기

회충검사 사건

by 비고미 2011. 6. 24.

선생님께서 내일은 꼭 회충검사 하게 똥(변이라는 단어보다 똥이라는 표현이 정감 있다.)을 담아오라고 하면서

조그마한 비닐 봉지를 하나씩 나누어준다.

 

그 시절에는 배추, 무 등에 자연 거름인 우리들의 배설물을 그대로 이용하였고 잘 씻어

먹었다 해도 우리 몸에는 늘 기생충과 동고동락을 했었다.

 

다음날....

 

각자 담아온 비닐봉지를 수업 끝나기 전까지 급장한테 전달하라고 하신다.

 

 

 

아....또 잊어먹었다.

 

 

나만 잊어먹은 게 아니라 남학생들 절반 정도는 안 가져왔지만 여학생들은 거의 가져왔다.

 

그것도 선생님이 지시한 콩알만큼만 담아왔다.

 

순임아~

똥 좀 빌려주라...딱 콩알 크긴데...너 까지 줄 게 없거든.

이런...

 

급하다.

 

본격적으로 나와 녹수, 용환, 정아... 이반저반 똥 구하러 나선다.

 

숙희~네 똥 좀 보여줘 봐!

신숙희는 콩알만 한 노란색 똥 봉지를 뺏길까 봐 꼭 움켜지면서 빌려 주라고 하자

너는 작년에도 빌려가고 이번에도 빌려주라 한다고 꼬간거 갚으란다.

거참~

 

시간은 없고 그러던 중 어디선가 엄청난 똥 냄세가 풍긴다...

 

모두들

야~ 똥이다...

 

거기엔 질부가 라면땅 봉지에 가득 담아온 똥.덩.어.리 였던 것이다.

 

야~ 니들 줄들서~똑바로 못쓰냐...

야~똥 가지고 목에 힘준 놈은 질부뿐이랴...

 

그래도 우리의 구세주 아닌가...나누어 주면서 꼭 담에 갚으란다.

참나~

 

우리도 똥에 대해선 안다고 안다는 놈들인데 질부는 똥 박사였는데 우리들이 모르는 까무칙칙한 색깔도 바로 알아맞힌다.

 

순임이 너 말이여...

 

칡하고 명태 같이 먹었지...오메 도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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