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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친구들 이야기

태권도 사건

by 비고미 2011. 6. 24.
그 시절 태권도 도장이 중학교 근처 허름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관장은 이영일 선생님이었다.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새벽에 태권도 도장을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자발적으로 다녔다기보다는 아버지가 혼자 다니기 심심해서 나를 데리고 다녔을 것 같다.


그 후 중학교 때 태권도부가 생겼고 가르쳐주실 분이 바로 관장님이셨던 이영일 선생님이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태권도부에 가입을 하였다.
기본교육후 마무리는 대련(겨누기)을 하였는데 내 상대는 꼭 경철이었다.
내 체격은 작은 편이 아닌 큰 편에 속했는데 경철이는 소만 했고 손과 발은 내 두 배는 되었다.
어느 날 승급심사를 앞두고 이영일 선생께서 승철이, 경철이 앞으로 나와!

모두 빙 둘러 앉아있고 나와 대련을 하란다. 이런...단체 대련도 아니고 특별 대련이라니... 피할 길도 없고 죽자 살기로 덤벼 보기로 작정하고 압!!! 기압을 넣고 자세를 취했다.

먼저 선재공격으로 발차기를 하였는데 그 큰손으로 가로 막는 게 아닌가? 그때 내 발목이 부러지는 줄 알었다. 지금도 비오는 날이면 가끔은 욱신거린다.

렇지만 내가 선재공격을 안 하면 경철이의 무지한 공격이 들어올 게 뻔하므로 2차 공격으로 돌려차기하였는데 내 발이 경철이의 뺨을 약간 스치는 순간 경철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지고 야수로 변한 것이 아닌가.
(지금도 가까이에서 보면 왼쪽 뺨에 미세한 흉터 자국이 있을 건데 안 보인다면 재형이한테 성형수술을 받았을 거다.)

잠자는 사자를 건드리는 꼴이 아닌가 헉! 경철이의 공격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옆차기, 앞차기...
순간순간 막기 급급한데 별안간 내 얼굴을 목표로 돌려차기를 하는 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피하는 순간 경철이의 발이 칠판을 강타...
칠판이 그대로 박살 나면서 경철이의 발목이 그대로 칠판에 꽂혔다.그 큰 발에 내 얼굴이 맞았다면 아마 죽었을 거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때 칠판을 강타한 그 사건은 대단하여 각종 신문은 물론 연합뉴스에도 기사가 났는데 그때 취재했던 임형두 기자는 최홍만 대 평범한 중학생의 무모한 대련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결과는 석연치 않은 무승무...

당장 K1에서도 통할 놀라운 순발력과 파괴력...
경철아 생각나니? 왜 너하고만 대련했는지 모르겠다.^^
보고 싶다~ㅎㅎㅎ

2009. 07. 17 대구에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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