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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친구들 이야기

혜영이와 아이스께끼

by 비고미 2011. 6. 24.

어느 여름방학 때 아버지께서 로터리클럽 주보를 돌리고 오면 용돈을

준다고해서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주보를 다 돌리고 오니 아이스께끼

사 먹으라고 용돈을 주었다.

 

장흥에는 아이스께끼 공장이 칠 거리 한곳에 있었고  '아이스께~ 끼' 를

외치며 팔러 다니던 아이들의 집합소였는데 나는 그 아이들한테 사 먹는 것보단

공장에서 직접 사 먹었다.

 

왜냐면 아이스께끼 통 안에 넣고 하루종일 다녀봐야 몇 개 못 팔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녹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팥으로 만들어진 막대 아이스께끼 하나를 들고 집으로 가려는데 혜영이가

아이스께끼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봤는지 다정하게 승철아~ 어디가 한다.

아 참 콧소리도 조금 섞인듯하다.

 

혜영인 먹고 있는 께끼만 바라보며 군침을 삼킨다.

   

너도 먹고 싶지 했더니 승철아~! 한입만... 한입만..  먹자고 애걸한다.

 

슬슬 장난기가 발동하여 혜영아~ 너 먹고 싶으면 오빠라고 한번 불러봐!!! 했더니

혜영이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승철이 오빠라 부르는 게 아니라 철이 오빠라고만 한다.

쪼그만 한 게 자존심은 있어서 이름 절반만 부른다.

    

일부러 발음도 똑바르지 않게 처....리...오...빠~~~

하여간 이때부터 승철이는 처리로 불리었다. ㅋㅋㅋ

 

어깨에 나무로 짠 아이스박스를 매고 구슬땀을 흘리며 '아이스께~ 끼' 하고 묘한 악센트로 외치는 소리...

아이스박스에는 드라이아이스가 몇 덩어리 들어 있는데 박스 뚜껑을 열 때 드라이아이스의 흰 냉기를 쏘이려고 머리를 들이밀었던 기억...

아~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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