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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일상글44

초등학교 동창생 어제 오후, 급한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탔다.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출입문 곁에 섰다. 눈을 감고 역 하나를 통과할 때다. "신천역 얼마나 남았지?" 내 앞에서 제법 나이가 든 목소리가 났다. 그 물음에 다른목소리가 하나,둘,서이,너이... 하며 노선표의 역을 세어나갔다. 어딘가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나는 슬며시 눈을 떳다. 전철에 오를 때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던 사십대 후반의 두 남자였다. 모나지 않은 둥근 얼굴에 머리칼이 반백이다. 넉넉한 허리둘레 탓인지 인색한 데라곤 없어 보였다. "동구는 지금 뭐한데?" "국민학교 졸업하고 여적 못 만났으니 모르지." 형제처럼 다정하게 묻고 대답하는 걸로 보아 초등학교 동창회에 가는 길인 듯했다. 신천역까지 가려면 갈아타야 하는 반월당역까지 여섯 역은 더 .. 2011. 6. 24.
꼬깃꼬깃 비상금 예전 직장 다닐때가 생각난다... 봉급생활자들에게 두툼한 현금이 든 봉급 봉투는 감투나 마찬가지였다. 은행에 통장 정리만 끝나면 깡그리 아내의 몫이 되고 마는 요즘과 달리 중후했던 봉투 속에서 풍겨오던 텁텁한 돈 냄새. 볼때마다 보석처럼 빛나보이던 현금의 유혹. 그러다 생각지도 않았던 특별 상여금이나 수당 등이 생기는 날엔 일부를 떼어내 두툼한 책갈피나 화장실 천장 속에 아내 몰래 감추어 놓곤 했다. 생활비를 요리저리 쪼개 놓고 한숨짓는 아내에 비해 나는 노동의 댓가를 아내에게 고스란히 상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텅텅 비어가는 지갑의 비애를 그런 짜릿한 모험과 긴장감으로 달랬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그 비상금액이 크면 얼마나 컸으랴. 언제나 술과 방탕으로 이어진 것만도 아릴진대.때론 용돈을 쪼개 아이들.. 2011. 6. 24.
새벽 산행에서 오늘 새벽은 안개로 앞이 안보일정도로 자욱하여 조금 늦은 6시정도에 산행을 하였다. 정상에 오를 무렵 어디선가 악기 연주소리가 가날프게 들렸지만 라디오나 녹음기에서 흘러나온 소리겠지... 무시하고 운동을 하고 있는데 새벽 안개속에서 흘러나온 엄마야 누나야...연주 소리에 흥얼거릴때 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다. 운동을 마치고 가려는데 몽환적이라고 해야 하나 아름다운 소리가 더 가까이에서 들리길래 두리번 거리니 자욱한 안개 속에서 흘러나온 소리에 다가갔더니 노 신사분께서 오카리나 악기로 연주를 하고 계셨다. 연주가 끝난후 악기 소리에 끌려 왔다고 했더니 반갑게 맞아주셔서 허락하에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었네요. 찍은걸 보여 드렸더니 너무 고마워하고 잘나았다고 이메일로 보내주라 하여 조금전에 보내 드렸다. 전직 교.. 2011. 6. 24.
맘마미아 공연을 보고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후기. 내가 사는 대구에서 이런 큰 공연을 하는것만으로도 기쁘고 감동이 되었고 어쩌면 평생 못볼 공연이 될수도 있었기에 보름전에 예약을 해놓고 가족들 모두 이날(1/30일)만 손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어제 오후3시 관람을 위해서 대구의 자랑거리중 하나인 대구 오페라하우스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마음 또한 약간 흥분되었다.^^ 시작부터 무대를 압도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열정적인 노래,세련된 무대의상,매너,화려한 무대조명...뛰어 달리면서도 엄청난 큰 성량...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광적인 노래가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약2시간40분간의 수많은 아바의 명곡들... 그 무대는 여전히 눈에 아른거리고 귓전에 맴돌구나... 우리 아들놈은 몸살감기로 아침,점심까지 못먹을정도로 기력이 .. 2011.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