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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일상글

아버님을 보내드리고

by 비고미 2011. 6. 24.

먼저 많은 친구들께서 문상을 와주어 애도와 슬픔을 함께하여 주었기에 아버님의 장례를 무사히 마칠수가 있었습니다.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는게 예의지만...먼저 우리들의 보금자리 카페를 통하여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4/27 위독소식을 전해듣고 한걸음에 도착하니 가쁜 숨을 인공호흡기에 의지한채...

미동도 없이 고통도 없이 너무나 편한 상태로 다음날 새벽 3시5분에 어머님의 애절한 슬픔을 뒤로한채 90세의 생을 마감하고

주님곁으로 떠나셨습니다.

 

가족회의 결과 생전 아버님의 완고한 뜻에 따라 시신기증을 결정하였고 고향에서 장례를 치르는게 모든면에서 좋고

고향분들께 편한 조문을 드릴수가 있었겠지만 장례후 시신기증에따른 또다른 절차문제도 있고...

평소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의사의 길을 걷게 하였던 조대병원으로 기증하라는 유언을 받들어 조대병원 영안실에서 장례를

치루었습니다.

 

갑작스런 아버님의 슬픔때문일까 초보 상주로서 심신이 나약해서일까 평생 치과의사의 고통을 나에게 느껴보라는 뜻일까...

치통까지 동반하여 주야로 2일동안 잠도 못이루고 먹지도 못하여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조화의 국화 향기로 심신을 달랬고 치과의사인 친구의 헌신적인 특진과 친구들의 위로와 격려덕분에 잘 견디어 무사히

3일장을 마치고 30일 기증절차에 따라 아버님을 조대병원 해부학교육실에 기증을 하는걸로 발인을 끝냈습니다.

 

시신기증의 의미는 여러 방면으로 뜻이 있겠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약간의 거부 반응도 있을수 있겠기에 아버님의 뜻과

기증의 의미에 대하여 간결하게 전하니 친구들과의 생각이 틀리더라도 이해를 구합니다.

 

아버님께서는 신실한 신앙과 의사로서의 나눔과 봉사(로타리클럽)를 통하여 한줌의 흙이 되기보다는 장차 의사가 될 의대생들

에게 인체의 기본적인 지식을 쌓게 하여 의학기술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실천을 하시기를 원했기에

어머님의 슬픔을 뒤로한채 생전의 뜻을 따랐던겁니다.

 

이후 아버님의 뜻에 따라 해부학교육과 함께 치과대학 실습,임상연구의 응용(새로운 수술법 및 수련)에도 사용되어지며

목적이 이루어 지면 수습하여 대학 자체에서 화장을 하게 되고 봉안함에 안치되어 의학전문대학원 안치실(추모의집)에 모실

수도 있으며 이를 인수 하여 가족묘에 모실수도 있는데 이 모든건 1년후 결정될 사항이지만 가족묘에 모시게 될것 같습니다.

 

이번 장례를 치루면서 수많은걸 느꼈는데 그 중에서도 아버님의 크나큰 산을 느꼈고 가족애와 더불어 친구들의 따뜻한

우정과 사랑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각지에서 찾아와 문상과 조의를 표하여 주심을 다시한번 감사하며 아버님을 보낸 슬픔이 너무나 크지만 마냥 애통과 상심속에
지낸다면 아버님께서 편안치 못하실거며 마음 또한 아파 하실것 같기에

모든 슬픔과 그리움을 빠른시일안에 훌훌 털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 올테니 평상시 대로 느자구없는 처리로 대하여 주시면

제 마음이 더 편해질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친구들의 위로와 격려에 감사하며...

초보 상주였던 처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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