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새벽에 태권도 도장을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자발적으로 다녔다기보다는 아버지가 혼자 다니기 심심해서 나를 데리고 다녔을 것 같다.
그 후 중학교 때 태권도부가 생겼고 가르쳐주실 분이 바로 관장님이셨던 이영일 선생님이었기에 나는 자연스럽게 태권도부에 가입을 하였다.
기본교육후 마무리는 대련(겨누기)을 하였는데 내 상대는 꼭 경철이었다.
내 체격은 작은 편이 아닌 큰 편에 속했는데 경철이는 소만 했고 손과 발은 내 두 배는 되었다.
어느 날 승급심사를 앞두고 이영일 선생께서 승철이, 경철이 앞으로 나와!
모두 빙 둘러 앉아있고 나와 대련을 하란다. 이런...단체 대련도 아니고 특별 대련이라니... 피할 길도 없고 죽자 살기로 덤벼 보기로 작정하고 압!!! 기압을 넣고 자세를 취했다.
먼저 선재공격으로 발차기를 하였는데 그 큰손으로 가로 막는 게 아닌가? 그때 내 발목이 부러지는 줄 알었다. 지금도 비오는 날이면 가끔은 욱신거린다.
그렇지만 내가 선재공격을 안 하면 경철이의 무지한 공격이 들어올 게 뻔하므로 2차 공격으로 돌려차기하였는데 내 발이 경철이의 뺨을 약간 스치는 순간 경철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지고 야수로 변한 것이 아닌가.
(지금도 가까이에서 보면 왼쪽 뺨에 미세한 흉터 자국이 있을 건데 안 보인다면 재형이한테 성형수술을 받았을 거다.)
잠자는 사자를 건드리는 꼴이 아닌가 헉! 경철이의 공격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옆차기, 앞차기...
순간순간 막기 급급한데 별안간 내 얼굴을 목표로 돌려차기를 하는 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피하는 순간 경철이의 발이 칠판을 강타...
칠판이 그대로 박살 나면서 경철이의 발목이 그대로 칠판에 꽂혔다.그 큰 발에 내 얼굴이 맞았다면 아마 죽었을 거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때 칠판을 강타한 그 사건은 대단하여 각종 신문은 물론 연합뉴스에도 기사가 났는데 그때 취재했던 임형두 기자는 최홍만 대 평범한 중학생의 무모한 대련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결과는 석연치 않은 무승무...
당장 K1에서도 통할 놀라운 순발력과 파괴력...
경철아 생각나니? 왜 너하고만 대련했는지 모르겠다.^^
보고 싶다~ㅎㅎㅎ
2009. 07. 17 대구에서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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