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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사진

청송 주산지의 가을을 담다.

by 비고미 2011. 10. 27.
주산지는 조선시대 1720년 8월에 착공하여 이듬해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다. 저수지 물 속에서 뿌리내리고 사는 나무들의 기괴한 모습이 볼 만하다. 주산지는 신록의 봄과 단풍의 가을이 아름답다. 한여름 숲의 향기도 괜찮고 수묵담채 같은 눈 온 날 겨울풍경도 좋지만 그중 최고는 지금 이시기인 가을이 아릴련지...

새벽3시에 알람을 맞추었으나 알람 설정이 잘못되었는지 울리지 않았지만 다행히 3시30분에 일어나 분주히 두툼한 옷가지들을 챙기고 주차장을 나오니 새벽4시다. 새벽어둠을 뚫고 주산지로 향한다. 해 뜨기 전에 도착을 해야 하기에 마음이 급하지만 대구에서 청송 주산지로 가는길은 구불구불 아리랑 고개길이라 속도내기가 참 어렵지만 새벽녁이라 차들이 한산하여서인지 2시간만인 5시50분에 도착하였다.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를 댈만한곳이 없을정도로 만차다.일단 이중 주차를 하고  하늘이 열리기전에 서둘러 걸음을 채촉해본다.다행이 도보로 10여분만에 주산지에 도착하니 햇살 퍼지기 전이다. 검푸른 물빛과 산 능선 뒤에서 퍼지는 여명이 어울린 풍경은 원시의 숲과 물을 보는 듯했다. 실제의 어둠과 산 그림자가 만들어놓은 어둠이 겹쳐진 주산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해가 뜨고 사위가 밝아지기 시작하자 울긋불긋 물든 단풍의 향연과 함께 은근하고 묵직한 갈잎의 색조가 햇살에 반짝이기 시작했다. 안개는 수면 위에서 움직일 줄 모른다. 태초의 물과 숲의 모습이 이러했으리라 상상하게 한 것은 안개였다.

제방 위에는 벌써 진사들이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있는지라 들어갈 틈이 안보인다.많은 진사들도 볼거리지만 멀리 물속에 잠긴 왕버들이 햇살을 받기 시작한 장관도 환상적이다.빛과 그림자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물속의 뿌리 모양을 닮은 가지가 물 밖에서 괴기스럽게 펼쳐졌다. 안개는 저수지 전체에서 피어났다. 안개는 물에 서 있는 나무줄기를 휘감고 돌았다.

물속의 나무와 그림자가 수면을 경계로 하나 되는 그 풍경 앞에서 실체와 그림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새 봄에 새 잎을 피우지 못하는 인간의 삶이 주산지의 가을 앞에서 숙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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